미니멀 라이프라~~ 사람으로 치자면,
다이어트 정도 되려나?
아주 오래전 어느 날 나는 홀연히 인도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여행을 하면서 무거웠던 여행가방은, 그 무게를 버텨내지 못했던 내 어깨로 말미암아, 강제로 가벼워지고 있었다. 제일 먼저 나는 전자사전과 노트북을 고국으로 보냈다. 그리고는 옷을 버렸고, 샤워제품을 비누 하나로 바꾸었다. 버리고 버리고 버리다 보니 나중에는 옷가지 두어 벌, 양말 두세켤레, 속옷 두어벌, 비누 칫솔 로션 때수건 핸드폰 카메라가 남았다. 카메라도 나중에는 고국으로 보내고, 결국은 핸드폰만이 유일한 내가 원해서 들고 다니는 물품이었고, 나머지는 필요한 물품이었다.
그렇다. 여행은 강제적으로 나에게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 주었다.
처음부터 거창한 여행을 원하지는 않았으나, 결국 여행은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알게 가르쳐 주었고, 그리고 필요함과 원함을 기준으로 순서를 명확하게 정할 수 있도록 깨달을 수 있었다. 적어도 그 순간만은 순서가 명확했으니까.
여행이 뭐 대단한 거냐고 묻는다면, 대단한 것은 아니다. 다만 한두 달 떠나는 것을 여행이라 하지 말자. 자신과 직면하는 여행은 두달 남짓 넘어갈 즈음~ 더 이상 여행이고 뭐고 집으로 돌아갈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부터, 여행계획이 더 이상 계획적으로 맞지 않는 그 순간에, 그때 즈음에 진정한 여행이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인생을 여행자처럼 살아보자란 생각을 요즘 들어서하게 되었다.
조금 더 삶을 여행자처럼 살아갈 수 없는가 말이다. 예전에 내가 무거운 여행가방을 짊어지고 휘청거리며 다녔을 때 어떤 분이 이렇게 말했다. 여행을 즐겁게 하기 위해 그 가방이 필요하다면, 너무나도 힘든 선택이다. 무엇을 하기 위한 것들이 가방 안에 들었는지 물어보았는데, 그 배낭가방에는 두꺼운 여행책 두 권과, 노트북, 카메라, 이어폰, 등등 나의 삶에서 꼭 내가 필요하다고 느꼈던 물건들이 있었다.
그러나, 여행을 할수록 나는 점점 더 힘들다는 걸 느꼈다.
결국 힘들게 지고 다니던 짐들을 고국으로 돌려보내고 나서야,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다닐 수 있었다. 더는 비싼 제품들을 잊어버리거나 누군가 훔쳐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마음속에서 떨쳐 버릴 수 있었고, 잠도 편히 잠들 수 있었으며, 이동할 때에는 빠르게 좋은 자리를 잡을 수 있었고, 나에게 다가오는 현지인들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었다.
노트북과 이어폰이 없어지고 나서야 나에게는 주변을 좀 더 돌아볼 여유가 생겼으며, 시간이 남을 때엔 인터넷을 하거나 음악을 듣지 않고, 내 옆에서 나를 궁금하게 쳐다보던 그 호기심 많은 눈들을 바라보며, 함께 노닥거리며 놀 수 있는 진정한 여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여행 할 때처럼 몸을 가볍게 하고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에 집중하고 싶다.
과연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필요한 것 외에 원하는 것 한 두 개를 제외하고는 버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이런 게 미니멀 라이프이지. 뭐가 미니멀이겠는가 하는 생각까지 이르렀다.
지금부터는 내가 앞으로 무언가를 버리기 전에 고민하는 것들을 적을 예정이다. 그릇이나 컵 숟가락 등등 지금 필요 없지만, 앞으로 필요할 것 같아서 가지고 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나도 다이어트가 필요하고, 내 삶도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그리고 지금 큰 이 아파트에서 작은 평수로 옮길 준비를 해야겠다. 아주 큰 평수는 아니지만 좀 더 작은 평 수로 옮겨도 충분히 가능하다. 굳이 넓은 평수의 아파트에서 살려고 하지 말고, 지금 가진 짐을 줄여서 작은 아파트로 이사 가야겠다.
정. 신. 차. 리. 자.
내가 원하는 것에 집중하고 원하는 것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내가 짊어져야 할 짐들은 더욱 불어나고, 그 짐이 불어나는 만큼 나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몸을 가볍고 하고, 즐거운 삶에 집중해 보자.
1단계 버리기
2년 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것은 버리자.